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나의 글쓰기는 일상생활에 노출된 언어의 정보로 구성된다. 쓰던 표현만 쓰게 되고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씽큐 베이션(독서모임)에서 추천해준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를 읽었다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는 실제 노트가 아니다. 각 챕터별 예시/문제/정답으로 구성되어 책을 보면서 나의 노트를 만들어야 하는 일종의 문제집과 같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지나치기 마련인 은과 이의 차이, 고와 며의 차이, 므로와 으로의 차이, 로서와 로써의 차이, 생략, 호응 등의 세밀한 표현에 대해 풀이를 해준다. 읽다 보면 문법이 어떠한 의미를 담아서 글이 구성되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잘못된 표현/구성을 파악하는 눈을 기룰 수 있게 도와준다. 여러모로 공감을 많이 했지만 2가지 문장에 의문을 가졌다.
한국어를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사용해야 할 작가들이 문법을 파괴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첫 번째 의문은 작가들은 모두 한국어를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사용해야 할까?이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사용은 문법에 알맞은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문법이 맞지 않아도 의미가 전달되는 글은 작가들이 쓰면 안 되는 것일까?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으므로 무조건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사용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법에 맞지 않아도 의미가 전달되는 표현, 생략된 세대별 은어 등 사회적 배경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이 잘못된 문장을 잘못인지 모르고 쓰는 이유는 의미가 통하기 때문이다. 의미가 일단 통하면 문장의 세밀한 문제점은 지나치게 마련이다. 그런 습관이 오래 유지되는 동안 점점 잘못된 문장에 익숙해져서 무신경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의문은 잘못된 문장이 나쁜가?이다.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미가 통한다면 무엇이 문제 있은 것일까? 예를 들면 [~임에 틀림없다] 외국어를 번역하면서 오용된 것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이 강조를 표현하는 것을 알 수 있고 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적인 표현으로 [~이 틀림없다.] [~이 분명하다]라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확실히 바꾼 표현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 표현이 한국어 답지 않음에도 읽는 독자에게 이해가 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지나치게 마련이다라는 말이 바른 문장일까? 지나치기 마련이다라는 표현이 더 바르지 않은가? 이것도 내가 잘못된 문장에 익숙해져서 어색한 것일까?
정답은 다음 오프라인 댓글 토론을 통해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책은 혼자 읽기보다 친구와 함께 읽고 토론을 하면서 배우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또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처음부터 덤비기에는 쉽게 풀었지만 다소 어려운 느낌도 있어서 다른 글쓰기 책을 읽고 내 글의 의미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가 마음에 든 문장
p106 문단 축약
사람들은 대게 문단 안에서 소주제와 관련이 있는 정보인지 관련이 없는 정보인지 따지지 않고 자기가 적고 싶은 정보는 모두 적으려는 욕심을 부린다. (나야 나!)
p100
정확한 문장과 개성이 있는 문체는 연륜이 쌓이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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